파키스탄 고원 환상 루트
치트랄강 유역의 요새와 모스크
치트랄(Chitral)은 카이베르파크툰크와주의 중심 도시로 힌두쿠시산맥의 최고봉인 티리치미르(Tirich Mir)산 기슭에 위치해 있습니다. 고대부터 치트랄은 전략적 요충지로 많은 세력이 차지하기 위해 탐을 내던 곳이었습니다.
페르시아 및 중국 등 여러 왕조에 의해 지배를 받았던 치트랄을 마지막으로 다스린 것은 카투르 왕조인데요 치트랄 요새(Chitral Fort)는 카투르 왕조 시대인 1774년에 건설된 치트랄강 유역에 있는 요새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부분이 훼손되었지만 여러 차례의 재건축을 통해 지금의 모습을 이루게 됐습니다.
샤히 모스크(Shahi Mosque)는 1924년 치트랄의 메흐타르왕이 치트랄강 유역에 건설한 치트랄에서 가장 큰 이슬람 사원입니다. 이 모스크에서는 아잔(Adhan)을 울리며 신자들을 모으는데요 아잔은 이슬람교에서 신도에게 예배 시간을 알리는 소리입니다. 이슬람은 하루 다섯번, 금요일에는 특별히 여섯번 정해진 시간에 메카를 향해 기도를 합니다. 기도를 시작하기 전 몸을 씻는 행위를 우두(Wudu)라고 합니다. 얼굴에서 발까지 정해진 순서와 방법에 따라 진행되는데요 이 순서를 틀리거나 중간에 멈추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됩니다. 그만큼 예배시간은 무슬림의 하루 중 가장 중요하고 엄숙한 시간입니다.
파키스탄에서는 살라짓(Salajeet)이라는 것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산의 정복자'란 뜻으로 히말라야를 비롯한 고산의 돌에서 광물성 미네랄이 스며 나와 굳은 물질을 말합니다. 파키스탄에서는 이 살라짓을 일종의 자양강장제로 먹고 있습니다. 살라짓을 먹기 위해서는 더운 물이 있어야하고 보통 자기 전에 타서 먹습니다.
차플리케밥(Chapli Kebab)은 다진 고기 케밥으로 북부의 무역도시 페샤와르에서 시작되어 남아시아 전역의 인기 있는 길거리 음식입니다. 소고기, 토마토, 양파를 섞어 만들며 다진 고기를 둥글납짝하게 만들어 기름에 바짝 튀겨낸 다음 빵과 함께 겯들어 먹는 음식입니다. 파키스탄 사람들은 난이나 챠파티 같은 납짝한 빵을 우리의 쌀밥처럼 주식으로 먹는데요 조리법은 지역마다 조금씩 달라집니다. 특히 국경 도시의 치트랄의 난은 아프가니스탄의 영향을 받아 빵 표면에 문양을 넣는 것이 특징입니다.
문명의 고속도로 치트랄 강변길
치트랄-마스투이 로드(Chitral-Mastuj Road)는 엄청난 수량을 자랑하는 치트랄강을 타고 이어지는 길입니다. 이곳은 힌두쿠시산맥의 끝자락으로서 중국이나 실크로드를 건너온 순례자나 상인들이 힌두쿠시산맥을 넘어올 때 만나는 인도의 가장 끝자락이었습니다. 또 인도를 지나 실크로드를 떠날 때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이곳은 굉장히 중요한 교통의 요지였기에 지금도 많은 차량과 길이 서로 교차하는 장소입니다. 과거 우리나라의 신라시대에 중국 또는 신라에서 인도로 불교를 배우러 오는 사람들이 이 길을 지나면서 기록을 남겼는데요, 이 치트랄에는 포도와 자황(고대 기록상 식물의 일종)이 풍부하게 나온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시간이 멈춘 듯한 고갯길 산두르 패스
산두르 패스(Shandur Pass)는 치트랄과 길기트-발티스탄을 이어주는 고갯길입니다. 이 길은 1년의 절반 동절기에는 폐쇄되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고원을 질주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산두르 패스의 정상은 해발 3,800m에 육박하며 파키스탄에서 가장 고요한 땅으로 불립니다. 산두르 패스를 지나다보면 언덕마다 흰색 글씨가 쓰여 있는 곳이 많은데요 루트마다 표시해놓고 길을 안내하거나 환영한다는 표시를 해놓은 것입니다. 실크로드에서 쿤자랍 패스나 힌두쿠시산맥 그리고 카라코람 산맥을 넘어오다 보면 옛날 사람들이 바위에다가 표시해놓은 것이 매우 많은데 이런 것에서 시작된 전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랜 교통의 요충지 길기트
길기트(Gilgit)는 카라코람산맥이 시작되는 곳으로 땅의 대부분이 산악황무지와 초원이지만 깨끗한 빙하수가 흐르는 강가의 땅은 비옥합니다. 이곳에서 물살이 거센 강에는 다리가 하나쯤 있기 마련인데요, 단요르(Danyor) 현수교는 강을 지나는 제일 오래된 다리이고 굉장히 높이 떠 있는 다리입니다. 60여 년 전 만해도 강 건너편에 있는 단요르를 비롯한 외딴 마을에서 길기트 시내로 나오기 위해서는 뗏목을 타고 물길을 건너야 했습니다. 그러다 1960년대 단요르와 길기트 사이에 이 현수교가 생기면서 사람들은 편하게 강을 건너게 됐습니다. 이 다리를 통해 사람들은 모스크와 병원 그리고 학교 등 모든 시설을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150여 미터의 나무다리는 바위터널로 이어지는데요 다리 반대쪽이 높은 절벽으로 되어있어 절벽에 터널을 뚫어 다리를 건너갈 수 있게 만든 특이한 구조입니다.
11세기 이슬람교의 무굴제국이 들어서기 전까지 이 지역은 초기 불교의 중심지로 꼽혔는데요 카르가 마애불(Kargah Buddha)은 길기트가 과거에 불교가 성행했던 장소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흔적입니다. 카르가 마애불은 길기트 외곽에 있는 높이 15m의 마애불 입상으로 깎아지는 절벽 높은 곳에 새겨진 마애불입니다. 마애불의 제작시기는 7세기 경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남쪽에서부터 계속 올라오던 인도의 불교문화와 한참 당나라와 대적하면서 세력을 키워가던 티베트의 불교문화가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만났던 접점 지역입니다. 남방의 불교와 북방 티베트의 불교가 만났던 지점으로 카르가 마애불은 우리나라 고려 말과 조선시대의 불교문화로 이어지는 한국 불교 미술의 근간이 되었던 시작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도의 불교문화를 받은 티베트가 이런 불상 양식을 만들기 시작했고, 티베트 불교문화가 몽골 제국에 전해지면서 몽골의 중요한 불교 양식을 형성하고 몽골이 세계를 정복하면서 우리나라 불교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세계의 지붕이 만나는 곳
카라코람 하이웨이(Karakoram Highway)는 가장 높은 고도의 포장도로 중 하나로, 옛 실크로드 루트인 중국과 파키스탄을 연결하는 고속도로입니다. 줄여서 KKH라고도 불리는 이 도로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도로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카라코람 하이웨이는 속도가 빨라서 하이가 아니고 높은 곳(최대 고도 4,714m)에 있는 길이기에 하이웨이라고 하네요. 이곳은 지리적으로 세 개의 산맥인 힌두쿠시산맥과 카라코람산맥 그리고 히말라야산맥이 만나는 곳이며 그 밑으로는 길기트강과 인더스강이 만나는 지점으로 지리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입니다. 과거에는 이 길이 중국을 지나서 몽골의 수도였던 카라코람(하르호린)까지 연결된 아주 유서 깊은 곳입니다. 지금은 포장도로에 밀려 쓰임새를 다했지만 옛 대상들이 지나다녔던 오래된 무역로인 올드 실크로드(Old Silk Road) 또한 이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 세계테마기행 파키스탄 편을 더 알아보고 싶으시다면 아래를 참조하세요
2022.09.27 - [옥탑방 TV] - [세계테마기행] 여름 이야기, 파키스탄 1편 가이드북 밖 핫플
2022.09.28 - [옥탑방 TV] - [세계테마기행] 여름 이야기, 파키스탄 2편 오감만족 옛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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